러너들의 기상천외 목격담

기사작성 : 2019-12-16 15:10

트레버 라브는 달리는데 라쿤이 따라와
나무 막대로 쫓아내야 했던 적도 있다

본문


나는 2년 가까이 같은 코스를 매일 달렸다. 그러다보니 이웃집 뒷마당에 바비큐 기구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될 정도였다. 평소처럼 달리던 어느 날, 바비큐 기구가 있는 집 뒤편에서 시커먼 연기가 피어올랐다. 잠시 후, 경찰차가 빠르게 코너를 돌아 그 집으로 돌진했다. 경찰들은 한달음에 차에서 뛰어내려 집 안으로 달려들었다. 또 다른 사이렌 소리가 가까워졌고 곧 여덟 대의 소방차와 두 대의 구급차가 골목에 도착했다. 응급구조대원들이 필사적으로 뛰어들었고 나는 놀라서 이웃집을 지켜봤다. 바비큐 기구 위쪽 발코니에 불이 붙은 상황이었다. 다행히 불길이 커지기 전에 소방관이 화재를 진압했다. 집은 비어있었고 다친 사람도 없었다.
에린 베너(Erin Benner), 아트 디렉터


고등학생 때 일이이다. 어둑한 밤 인도를 따라 달리다 정장을 입은 남자를 봤다. 퇴근하는 길 같았다. 내 숨소리가 그에게 들릴 정도로 거리가 좁혀지자 그는 서류가방을 끌어안고 전력으로 도망갔다. 거리를 벌린 뒤, 그는 고개를 돌려 열여섯 살짜리 러너를 발견하고는 다시 걷기 시작했다. 나는 그를 놀라게 한 것 같아 미안했다. 아무리 우리가 러닝을 인생의 한 부분으로 여기더라도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주로 앉아서 생활하는 현대인의 속도에 비하면 러닝은 과격한 운동이었다. 그 남자는 러너가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하고 강도가 자기를 덮치기 직전이라고 여겼을 것이다. 그를 겁먹게 한 것은 미안하지만 나는 내가 도시를 가로지르며 뛰는 것이 자랑스럽다.
피터 브롬카(Peter Bromka), 오리건 주 포틀랜드에 거주하는 러너이자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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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로프 운동



2015년 가을, 나는 뉴욕의 윌리엄스버그 다리(Williamsburg Bridge) 위를 달리고 있었다. 반환점을 돌아오는 길에 나는 배틀 로프(전신운동을 위한 밧줄 운동기구)운동을 하고 있는 여자를 지나쳤다. 밝고 짧은 백발에 짙은 색 피부를 가진 그녀는 혼자서 맹렬한 기세로 밧줄을 흔들고 있었다. 35~45kg쯤 되어보이는 밧줄이 바닥에 부딪힐 때마다 탕, 탕, 탕 소리가 울려퍼졌다. 그녀는 그 배틀 로프를 들고 경사진 길을 100m가량 올라왔을 것이다. 배틀 로프를 바닥에 치는 그녀 뒤편에는 해가 수평선 아래로 가라앉으며 고층 건물을 찬란하게 비추고 있었다. 나는 멈춰 서서 그녀의 사진을 찍었다. 그녀의 모습은 내가 생각하는 ‘운동하는 여자’의 궁극적인 목표였다. 마라톤에서 전력 질주를 하거나 온 힘을 다해 운동을 할 때면 그녀의 모습을 떠올린다.
마리사 스테판슨(Marissa Stephenson), 피처 디렉터



6세대 포켓몬인 ‘부란다’


나는 인생에서 가장 긴 거리를 달리고 있었고 집까지는 3.2km가 남아있었다. 하필 그 해 여름 가장 더운 날이었고 다리에는 이미 힘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진지하게 포기하려고 했다. 마지막 언덕 꼭대기에 서자 꽃밭 한가운데 빛나는 것이 보였다. 반짝이는 물체를 확인하려고 다가갔다. 포켓몬 ‘부란다’가 그려져 있는 카드였다. 나는 포켓몬 카드 수집은 그만뒀지만 어린 시절 아빠가 퇴근길에 카드를 사다주었던 게 생각났다. 그 당시에는 내가 48km를 쉬지 않고 뛸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나는 땀에 젖은 손으로 반짝이는 카드를 쥐었다. 그리고 집까지 뛰어가려고 마음먹었다. 내게 힘을 준 것이 부란다의 철 주먹 덕분인지 추억 덕분인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 날, 나는 인생에서 최장거리 러닝을 하는데 성공했다. 그 부란다 카드는 기념으로 가지고 있다.
모건 페트러니(Morgan Petruny), 테스트 에디터


대학교 신입생 때 일이다. 나는 크로스컨트리 팀원들과 달리러 나섰다. 팀원 중 한 명이 서스쿼해나(Susquehanna)강을 가로지르는 지름길이 있다고 말했다. 주장인 척(Chuck)이 우리를 안심시켰다. “목요일에는 기차가 오지 않아.” 물 위, 9m 높이에 녹슨 철로를 달리고 있는데 맞은편에서 전조등 불빛이 보였다. 기차가 질주해 오고 있는지 철로가 덜컹거렸다. 이렇게 죽는건가? 우리는 공포에 질려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했다. 달려온 12m를 돌아가거나 기차를 향해 6m를 달려 비상 대피 공간으로 뛰어들거나. 우리 여섯 명은 앞으로 전력으로 달려 대피 공간으로 몸을 구겨 넣었다. 몇 초 뒤, 우리는 우레와 같은 소리를 내는 기차와 30센티미터 차이로 떨어져 있었다. 우리는 넋이 나간 표정으로 척을 바라봤다. “목요일엔 기차가 안 온다고? 장난하냐?”
데렉 콜(Derek Call), 비디오 프로듀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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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러너스월드>

<러너스월드>의 글로벌 에디터들이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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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너스월드 코리아> 2020년 8월호


평범한 브라톱 THIS IS THE NORMAL.
왜 쳐다보나요, 그냥 달리는 건데.
러닝 중 위협이란 무엇인가?
나의 즐거웠던 시합.
코로나 시대의 방구석 러닝 챌린지.
체크하자 RE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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