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깨지지 않는 기록, 2시간 26분 12초

기사작성 : 2017-09-21 19:18

아식스 런클럽의 권은주 감독이 세운
마라톤 여자 한국 기록이 지난 20년간 깨지지 않고 있다.

본문


철보다 단단한 여자 마라토너가 있다. 아니, 철보다 단단해 보였던 여자 마라토너가 있다. 아식스 런클럽의 권은주 감독이다. 그녀는 제주도, 시골에서 올라온 소녀였다. 그녀는 처음 마라톤을 달려 마라톤 여자 한국 기록을 세웠다. 그저 감독과 코치에게 칭찬을 받고 싶어서,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어서 달렸다. 그리고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달렸던 그녀를 만났다. 덤덤히 말하던 그날의 기억과 그간의 훈련 속에서 흘렸던 많은 고통과 아픔이 느껴졌다.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말하는 그녀의 눈빛에 간절함이 베어 있었다. 그 간절함이 그녀를 달리게 한 이유였을까? 그렇다면 현재로 돌아와, 어떻게 하면 한국 여자 마라토너들이 마라톤 여자 한국 신기록을 달성할 수 있을까?


Responsive image

한국 여자 마라톤에서 전무후무한 존재다. 20년 전인 1997년 10월에 열린 ‘춘천 국제 마라톤 대회’에서 2시간 26분 12초를 달려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
그게 내 첫 마라톤 대회였다. 20km를 달릴 때쯤 이미 기록이 좋았다. 그만두고 싶은 순간이 몇 번 오긴 했지만 그대로 쭉 달려 결승선에 통과했다. 그런데 그날은 이상하게 평소 대회에 어머니와 외할머니가 오셨다. 그리고 대회가 끝나자 기자들이 나에게 몰렸다. 그때는 그저 ‘내가 1등을 했구나’ 했다. 평소와 조금 다른 날이었다.

평소와 다른 관심과 질문들이 부담스러웠을 것 같다.
나는 고등부부터 1등을 해본 적이 거의 없다. 항상 2등~3등이었고 메달권에 진입하지 못한 적도 많았다. 그래서 1등을 했다는 사실 자체로 기뻤다. 다음날 아침에 훈련을 하는데 기분이 좋았다. 공기부터 다른 느낌?(웃음)




Responsive image

권은주 감독이 세운 마라톤 여자 한국 신기록은 20년이 지난 아직까지 깨지지 않고 있다. 마라톤의 발전을 위해서는 깨져야 하지만, 한편으로 아쉬울 것 같다.
기록은 깨지기 마련이고 그렇게 되면 내 이름이 잊히는 거니까. 그런 면에서 보면 아쉽긴 하다. 그렇지만 후련할 것 같다. 너무 빠르지 않은 시일 내에 누군가 기록을 깨주길 기다리고 있다.

지켜보는 팬의 입장에서 안타깝다. 한국 마라톤 종목에서 여자 선수를 찾기가 어렵다.
일단 선수층 자체가 두텁지 않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힘들게 달려도 나아지는 것이나 보장을 받는 것이 없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선수층이 줄었다. 그렇다고 해결책이 없는 건 아니다. 지금 뛰고 있는 여자 마라토너를 제대로 키우면 된다. 체계적인 훈련만 있으면 2시간 20분대에 충분히 들어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현재는 아식스 런클럽의 감독이다.
아직까지 내가 잘하는 건 달리기다. 그래서 달리고, 런클럽의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같이 운동하는 사람들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다. 내가 예전에 선수였고 한국 신기록을 갖고 있어서 달리는 게 아니라, 나도 그냥 달리기가 좋아서 함께 달린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올해는 내가 한국 신기록을 세운 지 20주년이다. 그래서 ‘중앙 서울 마라톤’을 뛸 생각이다. 목표는 4시간 안에 완주하는 거다. 이게 쉬운 목표가 아니다. 그래서 준비하고 있다.



사진=아식스 제공.


<러너스 월드 코리아> 인스타그램 달려가기
<러너스 월드 코리아> 페이스북 달려가기
writer

by 김지혜

<러너스월드 코리아> 에디터
Responsive image

<러너스월드 코리아> 2017년 12월호


[We Run The Street] 지금 세계에서 가장 쿨한 런 크루 다섯 팀
[Training] 쉬면서도 강해지는 방법이 있었다!
[Gear Of The Year] 당신의 러닝을 우아하게 빛낼 2017년의 물건들
[Shopping Bag] 러너에겐 특별한 겨울 패션 아이템이 필요해
[Winter] 마시면 건강하고 날씬하고 빨라지는 허브티
주식회사 볕
03175 서울시 종로구 새문안로3길 7 한글회관 302호
구독문의 : 02-302-1442
대표이사 홍재민,임진성 사업자등록번호 : 758-88-00295 통신판매신고번호 : 제2017-서울종로-0716호
Copyright © BYUTT.COM All rights reserved.